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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리뷰_14. 『늦깎이 천재들의 비밀』(feat. 조기교육, Range, 이직)▶파공's 취미 생활/▷독서 리뷰 2022. 1. 16. 16:10
안녕하세요
파이어(F.I.R.E.)를 꿈꾸는 공룡
'파공' 입니다.
독서 리뷰: 『늦깎이 천재들의 비밀』
(조기교육은 정답인가?, 이직이나 새로운 도전을 고민하시는 분들께...)
2022년 새해 첫 책부터 굉장히 인상깊은 아이를 만나게 되어서 바로 들고왔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리고자하는 책은 데이비드 엡스타인 선생님이 지으시고, 이한음 선생님이 옮기신 『늦깎이 천재들의 비밀』 입니다. 제목만 보고도 책이 궁금해지는 분들도 분명히 계실거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그랬으니까요.
개인적인 이야기를 조금만 풀고 넘어가겠습니다. 사실 최근에 사회가 급변하면서 제가 대학에서 전공했던 분야의 위상이 많이 낮아졌습니다. 반면에 이전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전공이 사회의 메인이 되어 각광받고, 전공자들의 몸값도 치솟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지금이라도 새로운 저 분야에 도전해야되는 걸까?’, ‘내 전공이 없어질 수는 없고 어느 곳에서나 필수적인 분야인데, 사회적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내 전공을 더 깊게 공부해서 전문성을 쌓을까?’, ‘새로운 전공을 도전하기에는 이미 늦어버린 것이 아닐까?’, ‘새로운 분야를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한들, 전공한 사람들하고 경쟁할 수 있을까?’, ‘저 분야는 내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분야일까?’,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먼저 찾아야 되지 않을까?’,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 ‘무엇을 하든 취미 이상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 ‘너무 늦어버린 것은 아닐까?’
등등 정말 수없이 많은 생각과 고민들을 하게 되더라구요. 아마도 저랑 비슷한 고민을 해보신 분들이 분명히 많이 계실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을 했던, 하고있는 사람이 이 책의 제목을 보고 그냥 지나갈 수 있을까요? 늦깎이 천재는 얼마나 늦은 사람들인지, 혹시 나도 아직 늦지 않은 것은 아닐지, 나도 저 비밀을 알면 늦깎이 천재가 될 수 있을지, 그리고 왠지 나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보고 읽으라고 제목을 저렇게 지어놓은것 같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면서 책을 집어들게 되더라구요.^^;;; 도저히 그냥 못지나가겠더라구요. 최소한 약간의 위안이라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렇게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책의 내용은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사례와 근거가 많고, 내용이 풍부하고,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심지어 앞으로 육아를 함에 있어서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들이었습니다. 책의 서문은 유명한 스포츠 스타 로저 페더러와 타이거 우즈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그래서 매우 흥미롭고 재밌습니다. 서문을 읽으면서 책에 빠져들었다면 뒤에 본문의 내용들도 아마 재밌게 읽으실 겁니다. 사례들과 이야기가 많이 등장하는데, 이야기들이 흥미로우면서도 작가의 의견을 잘 뒷받침해주고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저는 이 책을 정말 재밌게 읽었습니다.
서문을 지나 목차를 한 번 보고 갈까요?
목차를 보고 이런 생각을 하신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제목이 책의 내용을 다 담지 못하는 것 같은데?’ 사실 저는 이 생각을 책을 다 읽고나서 목차를 다시 보면서 했습니다.^^;; 아마 눈치가 빠르신 분들은 목차만 보고도 이런 생각을 하셨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찾아봤습니다. 이 책의 영문 원서 제목은 『Range』 입니다. 책의 내용은 ‘Range’라는 영어 원서 제목에 걸맞게 ‘폭넓은 경험, 관심, 공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조기에 전공을 선택해서 전문화하는 조기교육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으면서 오히려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고 경험하면서 전문화할 세부분야는 늦게 결정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 때문에 번역서의 제목에 ‘늦깎이 천재’라는 단어가 붙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책은 보다 넓은 개념을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는 조기교육으로 성공한 스토리를 많이 듣고 자라왔고, 조기교육을 통해 남들보다 빨리 앞서가야한다는 교육을 많이들 받아오셨을 겁니다. 그래서 자신의 적성을 잘 모르는상태에서 고등학생 때 이과 혹은 문과를 결정하고, 그로인해 방황하기도하죠. 대학에 진학할 때도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학교에서 입시공부에 집중했던 고등학생은 본인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전공을 결정해서 대학을가죠. 또 다시 방황의 시간이 시작됩니다. 작가는 이처럼 경험해보지도 않고, 이른시기에 하나의 분야를 골라서 그에 집중하는 것은 심지어 ‘위험’하기까지하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다양한 분야를 접하고 들어가 본 후에 자신이 정말 원하는 전문분야를 뒤늦게 선택하라는 것이죠. 그리고 실제로 조기교육으로 성공한 사람보다는 여러 분야를 경험해보고 뒤늦게 전문화한 ‘늦깎이’들 중에 성공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물론 일찍이 본인의 관심사를 잘 파악해서 고민없이 전진하는 친구들도 있겠지만, 작가는 그러한 경우에도 반드시 ‘늦깎이’들보다 훌륭한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합니다. ‘늦깎이’가 되라는 것은 단순히 여러가지를 경험하면서 본인의 관심사를 정확히 파악하라는 것을 넘어서, 다양한 분야를 학습, 훈련, 공부함으로서 본인의 Range를 넓히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Range는 어떤 분야를 전문화 하든 큰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이죠. 한 분야만을 일찍 선택해서 전문화하게 되면 문제를 대하는 시각이 좁아지고 보다 새로운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본질적으로는 비슷한 문제가 다른 분야에서는 이미 해결된 경우들도 종종 있으며, 다른 분야에서는 당연하게 쓰이고있는 원리를 내 분야에 적용함으로서 문제의 실마리가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막연하게 들어보시긴 했겠지만, 책을 읽어보면 더 크게 와닿더라구요.
책을 읽으면서 정말 가슴에 새겨두고 싶은 말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그중에 몇가지만 좀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첫번째로, 230페이지에 나오는 런던 경영대학원의 조직행동학 교수 ‘허미니아 아이바라’의 연구 결과입니다. 그녀는 변호사, 의사, 교수, IT 전문가, 은행원 등 여러 분야에서 최소 8년동안 한 가지 일에 종사한 전문가들을 미국, 영국, 프랑스에서 추적했습니다.
연구를 하는 동안 그녀는 꽤 경력을 쌓은 전문가들이 때때로 드는 변화의 욕구에 못 이겨서 과도기라는 불안한 시기를 거쳐 새로운 직업으로 옮겨 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때로는 한 사람이 이 전체 과정을 두 번이나 거치기도 했다. 그녀가 연구결과를 종합하니, 핵심전제는 단순하면서 심오했다. 우리는 자신이 누구인지를 미리 아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배운다는 것이다.
- 데이비드 앱스타인, 『늦깎이 천재들의 비밀』, 열린책들, 2020, p.230 -저는 마지막 문장이 굉장히 기억에 남고 위로가 되더라구요. ‘내가 이상한게 아니구나’, ‘좀 더 열심히 살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8년 이상 한 가지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은 큰 나라의 전문가들도 저러한 고민을 하고 분야를 옮기기도 하는데, 나는 아직 8년을 한 것도 아니고, 전문직에 종사하는 것도 아닌데 뭐가 아쉽고 두려워서 이렇게 망설이기만하고 있는 것일까 반성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작가는 본인의 Range를 넓히기 위해서는 여러 분야에 들어가서 공부해보고 직접 부딫혀 봐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317페이지에 ‘이스트먼’이라는 ‘좋은 판단 프로젝트’의 멤버가 했던 이야기를 인용한 부분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스트먼은 최고 예측자의 핵심 특성을 이렇게 묘사했다. [정말로 모든 것들에 진정으로 호기심을 갖는 겁니다.]
- 데이비드 앱스타인, 『늦깎이 천재들의 비밀』, 열린책들, 2020, p.317 -이스트먼이 말했던 이 문장도 저는 아주 가슴 깊이 새겨두었습니다. Range를 넓히라는 것이 다양한 분야에 찔끔찔끔 기웃대기만 해서는 안 되고, 진심으로 호기심을 갖고 파고들어봐야 된다는 것이죠. 최근에 다른 분야를 접하는 일이 있으면, 대충보고 처리하거나 어떻게든 빨리 그냥 넘겨버리려했던 적이 있었는데 반성하게 되더라구요. 앞으로는 나의 Range를 넓히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진심으로 관심을 갖고 바라보도록 해야겠습니다.
이 외에도 너무 인상적인 이야기들이 많고, 가슴에 새겨두고 싶은 내용들이 많아서 누구나 한 번쯤 꼭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저같은 고민이 있지 않더라도, 아이를 키우시는 부모님이나, 의심의 여지없이 한 분야만을 깊이 탐구해오신 분들께도 감히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끝으로 생각해볼만한 책의 한 부분을 인용하면서 글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제아무리 고해상도 그림이라고 해도 커다란 그림 퍼즐의 작은 조각들을 따로 떼어놓고 보듯이 하면, 인류의 가장 큰 도전 과제들을 제대로 파악할 수가 없다. 우리는 열역학 법칙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산불의 번짐을 예측하기란 어렵다. 우리는 세포가 어떻게 활동하는지 알지만, 세포로 이루어진 한 사람이 어떤 시를 쓸지는 예측할 수 없다. 각 부분만을 근시안적으로 보는것으로는 부족하다. 건강한 생태계는 생물 다양성을 필요로한다.
- 데이비드 앱스타인, 『늦깎이 천재들의 비밀』, 열린책들, 2020, p.374 -오늘도 저의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Look Rich or Be Rich
현명한 선택을 응원합니다
- 파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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