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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는 파공_06.<인 타임> (2019)▶파공's 취미 생활/▷영상 리뷰 2020. 9. 16. 13:29
안녕하세요
파이어(F.I.R.E.)를 꿈꾸는 공룡
'파공' 입니다.
영화 리뷰: <인 타임>
출처: 네이버 영화 ‘컨셉이 독특하면서도 현실적이다.’ 라고 말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저처럼 돈과 자본주의 시스템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우연히 영화를 소개 받고 컨셉에 끌려서 어떻게 연출을 했을지 궁금해져서 보게되었습니다. 9년전에 개봉한 영화이지만 오히려 지금 현실과 더 잘맞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영화 컨셉은 ‘돈=시간’입니다. ‘당연한 이야기인데 왜 독특한 컨셉이냐’라고 생각하실 수 도 있겠네요. 영화 속 세계에서는 모든 사람들의 유전자가 조작되어 25살에 노화가 멈춥니다. 그리고 각자에게 1년의 시간이 주어지죠. 이 세계에서의 시간은 정말 돈입니다. 커피를 마실 때도, 차를 살 때도 시간을 화폐로 거래하게 됩니다. 예를 들면 커피 한잔을 사려면 4분을 지불해야 합니다. 일을 하고 나서 받는 급여도 시간으로 받게 됩니다. 그리고 자기에게 주어진 시간이 모두 소비되면 바로 그 자리에서 죽게 됩니다. 결국 부자들은 영생을 누리고, 가난한 사람들은 목숨을 부지하기 바쁜 세상인 것이죠.
출처: 영화 <인 타임> 中 영화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 그 중 한가지는 '타임키퍼'입니다. 영화속에는 오늘날 경찰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타임키퍼’가 등장합니다. 이들의 임무는 말 그대로 시간을 지키는 것 입니다. 타임키퍼는 불평등하고 불합리한 시간자본주의체제에 혼란을 주고 체제를 무너뜨리려는 주인공을 끝까지 추격하며 사살하고자 합니다.
그런데 저는 타임키퍼를 보면서 나치의 ‘아돌프 아이히만’, <레미제라블>의 ‘자베르’가 떠올랐습니다. 자신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은 좋지만, 보다 넓은 시야에서 생각할 줄은 모르는 것 같았습니다. 세상을 크게 보지 못하고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하지 못하며, 오직 자기가 생각하는 것, 내게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는 것 만이 옳다고 믿는 생각. 너무 답답하고 안타까웠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던 중 문득 나도 지금 그러고 있는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회사에가서 별 생각없이 ‘시키는 일만 시키대로 처리하면되지’라는 생각을 여러번 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회사에 내 삶과 시간, 열정을 다 바치자는 말이 아닙니다. 저는 파이어족을 추구하니까요.^^ 다만 누군가 지시한 일이있을때, 회사 전체적인 관점 또는 윤리적으로 이게 맞는 일인지, 더 나은 방향은 없는지 고민하면서 일을 처리하는 것이 나 자신과 내가 몸담고 있는 회사의 발전, 더 나아가 사회전체에 도움이 되는 방향이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두번째로 인상깊었던 것은 ‘구역’ 입니다. 잘사는 동네와 못사는 동네는 수준별로 구역이 나눠져 있습니다. 그리고 한 구역에서 다른 구역으로 이동할 때는 통행료로 엄청난 시간을 지불해야 합니다. 결국 가난한 사람들은 아예 부자 동네를 구경조차 할 수 없는 환경입니다. 계층간 사다리를 완전히 끊어놓은 것입니다.
열심히 시간을 모아서 넘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제 생각엔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우선, 시간은 가만히 있어도 저절로 흘러가서 사라집니다. 살아 있으려면 시간을 안쓰고 모은 다는 것은 불가능이죠. 게다가 가난한 구역의 은행, 기업들은 대부분 부자들이 경영하는 곳입니다. 그래서 부자들 마음대로 급여를 줄이고, 대출이자를 올리고, 물가를 상승시키는 일을 대수롭지 않게 합니다. 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생각, 사고, 고민을 하거나 혁명을 일으킬 시간이 없어 보입니다. 정말 시간이 없어서 죽을지도 모르니까요….
출처: 영화 <인 타임> 中 세번째로, 타임키퍼의 임무 수행 방식과 가난한 구역의 치안입니다. 영화에서는 아래과 같은 대사가 등장합니다.
“타임키퍼가 날 내버려두는건 구역을 지켜서야.”
가난한 구역내에서 사람들로부터 시간을 약탈하는 더러운 놈이 하는 말입니다. 타임키퍼는 가난한 구역 내에서 사람을 죽이며 시간을 빼앗는 등의 범죄에는 관여하지 않습니다. 가난한 구역에서 큰 시간을 가지고 부자 구역으로 넘어가는 이들을 집중적으로 단속합니다. 이들은 이미 끊어진 계층간 사다리를 또 한 번 감시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타임키퍼는 주어진 임무만을 별 생각없이 실행하기때문에 이와 같은 임무를 부자들이 지시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결국 가난한 구역은 치안을 유지해줄 수 있는 존재가 없는 무법지대와 같아져 버립니다. 가난한 구역의 사람들은 정말 생존에만 목을 매며 살아야하는, 그 외에는 깊은 생각을 할 수 없는 환경에서 살아가게 됩니다. 계층간 사다리가 통행료 외에 타임키퍼라는 존재, 무법지대라는 환경으로 이중, 삼중 감시를 받고 있는 것이죠.
마지막은 사람들의 행동 속도 입니다. 당연할 수도 있지만 가난한 구역의 사람들은 ‘시간’이 없기 때문에 뛰어다니고, 밥을 빨리먹는 등 뭐든지 빨리빨리 하는 습성이 있습니다. 반면에 부자 구역의 사람들은 남는게 시간이기때문에 아주 느긋하죠. 가난한 구역에서 부자 구역으로 넘어가게 된 주인공이 아무리 비싼 옷과 차로 치장을 해도 사람들 눈에 띄게 되는 결정적 이유가 됩니다.
글쎄요… 더 열심히 바쁘게 사는 사람들은 점점 더 가난해지고, 놀고 먹는 자들은 점점 더 부자가 되는 시스템이 모순적으로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이 모순은 지극히 현실적이죠. 자본가들은 돈이 돈을 벌어오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시스템을 통해 가만히 있어도 왠만한 노동자들보다 훨씬 많은 수익을 벌게 됩니다. 제가 추구하는 파이어족도 엄청난 자본가가 되자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시스템을 우리도 어느정도 구축해 놓자는 것이 목표 입니다.
이번 영화는 현실을 조금 더 극단적인 상황으로 가정해서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보니 자본주의의 문제점들이 확 더 와닿게 되는 것 같습니다. 자본주의가 안좋다느니, 공산주의가 좋다느니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어느 체제나 문제점은 있기 마련이고, 이것이 곪아 터지게 되면 어떤 사태가 일어날지 상상조차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건 모두가 상당히 힘든 시기를 보내게 될 것이라는 점이죠. 그러기 전에 문제점들이 조금씩 개선되어 나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작년 8월, 미국 주요기업 CEO들이 참석하는 BRT(비즈니스라운지테이블)에서는 기업 목적을 기존 주주(shareholder) 이익 극대화에서 고객, 직원, 커뮤니티 등 모든 이해당사자(stakeholder)의 번영 극대화로 바꾸자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었습니다. 기업의 이익을 많은 사람들이 함께 나누자는 이야기입니다. 이 성명도 그저 보여주기식 이라는 논란이 있긴했었습니다만, 어쨌든 상위 1%의 부자들도 문제점을 느끼고는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런 작은 움직임이 나중에는 큰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누구 한 사람이 갑자기 모든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당장 먹고 살기에 바쁘더라도,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조금 더 주의를 기울이며 주변 사람들과 이러한 이야기를 자주 나누는 것만으로도 세상은 조금씩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누구에게나 기회가 평등하고, 계층간 이동이 보다 활발한 건강한 자본주의가 자리잡기를 기대해 봅니다.
[그래서 이 영화를 추천하느냐??!!]
추천!!
P.S. 아만다사이프리드의 리즈시절을 볼 수 있다는 큰 장점도 있습니다^^;;; 강추!
오늘도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Look Rich or Be Rich
현명한 선택을 응원합니다
- 파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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